제10장· 동천목산(東天目山)의 사중기연(死中奇緣)아니면 그가 일구(一句) 이상의 시를 읊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너는 고결한 여인이다.별 것도 아니오. 단지 금대야가 아끼는 여향(如香) 낭자의 신비지처에 대한 사항이외다.으음, 내가 눈을 감고 있어 그렇게 들리나 보군.여인의 청아한 음성이 답했다.천도세가는 축제 분위기에 싸여 흥청거렸다.이어 그의 손 끝에 전달된 뇌전(雷電)은 놀랍게도 다시 다른 한 손의 끝을 통해 실처럼 가느다란 강광( 光)을 뻗어냈다.그는 입을 다물었다. 영호천문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으므로.이른바 살인의 전문가들이다. 일찌기 저 유명한 천병환사나 사자천효, 해천일살 등도 모두 십대살객의 일원이었다.그러나 영호천문은 그가 고함을 내지른 것이 아니라 다정하게 속삭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씩 웃어 보였다.이것은 왕영의 입에서 흘러 나온 말이었다. 이와 거의 동시에 그는 상대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그러나 그들이 미처 일식(一式)도 전개하기 전이었다.목적이 있어 접근했다가도 종국에는 그 자신도 모르게 여인들의 본성을 이해하고 연민을 가지게 되니 어쩌겠는가?으음, 실로 사악하기 짝이 없는 고술이로군.는 세 번 절한 후, 비를 파(破)하라.도옥기는 헛바람을 들이키며 다시금 뒤로 물러났다. 그의 눈에는 어느덧 회의와 불신, 그리고 공포가 떠올라 있었다.오랜만이군. 사마운, 그리고 너 방천.이 괴현상은 다름이 아니라 등룡천문의 흑백이서(黑白二書)에 수록되어 있는 고금 최고의 무학이 연출해낸 상황이었다.그럴지도 모르지. 노하지는 말아. 나도 한때는 너와의 승부, 그 자체가 생의 가장 큰 의미였으니까.남천백리화(南天百里花) 옥화미(玉花美)는 지난 날 천중일정 영호천문의 아내였다가 그의 죽음과 함께 실종되었고.어쨌든 무유혼은 틀림없이 죽었다. 엎드려 있는 그의 뒤통수에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을 육청풍은 분명히 보았다.그. 그야 물론.이후로 백현대사는 소림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건에 대해 끝내 함구했고, 그 바람에 그는 크게
꿈결처럼 몽롱한가 하면 약간은 감미롭기도 했고, 어찌 들으면 지독한 허무에 찌든 듯한 음성이었다.냉무혼의 악다문 이빨 사이로 경악에 찬 음성이 새어나왔다.그의 존재는 하늘이다. 왜냐하면 그녀로 하여금 생애 최초로 여인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을 알게 해 주었고, 또 그녀를 자유인으로 만들어 준 사람이기 때문에.한 청년이 사자림을 방문했다.죽어갔다.영호천문은 대꾸하지 않았다. 목구멍에서 무엇인가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 더 이상 입을 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탄식과 함께 한 모퉁이를 막 돌았을 때였다.무릇 사나운 맹수는 자식을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스스로 살아나온 놈을 후계자로 삼는다고 한다.분명한 점은 그가 내놓은 말이 놀랍게도 신무림의 창조를 역설하던 단목군의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이었다. 듣고 있던 영호천문의 안색이 굳어진 이유도 이때문이었다.애꿎은 탁자에 그만 구멍이 뻥 뚫리고 말았다.그는 심하게 코까지 곯아대며 불청객을 쫓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인에 비해 객(客)도 그다지 만만치는 않았다.으아아악!두두두!흐윽!스슷!그녀는 망연히 선 채 사라져 가는 자들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그러다 그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리자 그녀는 어둠을 배경으로 긴 탄식을 토해냈다.그 동안 노부는 너에게 모든 것을 전수해 주었다. 헤헤.때가 되면 내가 부를 것이다.글쎄요.자세히 보면 그 구멍 속에는 이촌(二寸) 정도 폭의 은편(銀片)이 박혀 있었다. 그것은 여섯 개의 여의무형인 가운데 하나로써 영호천문의 입 속에 비장되어 있던 것이었다.거기에는 상상을 불허하는 희귀한 약재들이 첨가되었으며 수십 종의 향유(香油)까지도 부어졌다.각설하고, 얘기를 원점으로 되돌려 천도세가로 말하자면 가주는 저 유명한 황산신협(黃酸神俠) 천무웅(天舞雄)이었다.미운 사람. 더 좋은 밤으로 만들어 줘. 당신은.난 최근 들어 의혹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들이 혹 사부들의 뜻을 잘못 헤아린 것이 아닌가고.갑자기 바닥이 푹 꺼져 그녀의 신형은 그대로 침몰되고 말았다. 그녀는 비명을 토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