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대략 십구 세쯤 되었을까? 워낙 아름답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그녀가 지닌 발랄하고 신선한 분위기였다. 게다가 입가에 박힌 점 하나가 묘한 매력을 더하고 있었다.지난 역사를 들추어 본들 정과 사의 합력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전륜회와 사자림은 만겁전을 처단하기 위해 손잡기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었다.쿵!휙! 휘휘휘휙!그것이 야망의 대가란 말이더냐? 사랑했던 여인이 미쳐 버리고, 자식이 죽어가는 동안 나는 아무 것도 모르고. 크흑!그것은 그들이 동일한 목적으로 길러졌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단지 영호천문 자신이 거기서 떠나 있다 보니 잠시 그 사실을 잊었을 따름이었다.무림의 안위를 한몸에 걸머쥐고 있는 사람, 무림인들은 그를 천중일정이라 부르며 운명을 결정지워 버렸다.그러나 한 순간, 그 빛을 뒤덮고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갑자기 피보라를 흩뿌린 듯한 홍무(紅霧)가 소리없이 달을 침식해 들어가기 시작했던 것이다.그. 그대가. 노부를 죽이는 이유는. 무엇. 인가?찢어 죽일 놈! 네 놈이 감히, 억!그에게 짓눌린 암석은 놀랍게도 가루가 되어 흘러내렸다. 덕분에 땅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게 된 그에게서는 고약할 정도로 술냄새가 물씬 풍겨왔다.이. 이런!여향을 두고 만상초에게는 이렇듯 추한 내막이 있었던 것이다. 영호천문도 지난 밤에 여향으로부터 그 말을 전해 듣고는 어지간히 놀랐었으니까.으음!하지만 전륜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백리성우가 어찌 이렇듯 구정의 족적(足迹)을 낱낱이 훑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진령산이 포효했다.천안수사 제갈형의 이마에 잠깐 그늘이 드리워졌다.이것은. 거짓이다. 거짓이야.그런 그가 지금은 이렇게 변해 있다.이곳은 공히 악양 제일의 전장으로서 그 규모도 그렇지만 신용(信用) 또한 천하에서 손을 꼽아주는 정도였다.그가 손을 떨쳐내자 가공할 마음(魔音)과 함께 흑선(黑線)이 길게 뻗어 나왔다.영호천문이 되려 그를 말려야 했다.실상 그는 자신의 복수극에 그들을 끌어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상황이 그가
그녀는 그윽한 눈길로 도옥기를 지그시 바라보며 꽃잎같은 입술을 열었다.이외에도 다른 글이 있었다. 그것은 등룡천동(登龍天洞)의 다른 안배들과 지리(地理), 곧 들어올 때와는 달리 이곳을 무사히 빠져 나가게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혈면인도왕(血面人屠王) 왕영(王永).옥면사랑 도옥기는 타고난 호색한이다. 그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인, 그것도 절세미녀들과 정사를 치루었다.풍덩!그 숫자는 무려 삼만, 실로 막강한 인원이었다. 그들은 벽력방의 본거지인 천마곡을 에워싼 채 그 주변으로 진즉부터 빽빽한 인간림(人間林)을 이루고 있었다.천아월은 생긋 웃었다.그것은 바로 구 인이 동시에 일으킨 엄청난 내력(內力)의 효과였다. 일시지간 낙일애는 암흑으로 뒤덮히고 말았다.이후로 만겁전은 뿌리마저 뒤흔들리고 있었다. 그토록 승승장구하던 기세는 다 어디로 가고 패퇴만을 거듭할 뿐이었다.그들을 기다리는 꽃이란 모두 합해봐야 구백구십구 송이였다. 때문에 신진(新進)의 고수도 당연히 구백구십구 명만이 요구되었으나 인원은 그 숫자를 훨씬 초과하고 있었다.너는 결코 네 마음대로 우리들과의 경합에서 빠지지도, 무림에서 은퇴하지도 못한다.크하하하핫!영호천문이었다.수라무혼.왜지?황금위사(黃金衛士)! 황금수호밀사대(黃金守護密士隊)! 대금금룡수(大禁金龍手)! 다들 어디로 갔느냐? 으흐흑! 모두, 모두 죽기라도 했단 말이냐?백현의 음성은 격정을 숨기지 못해 가늘게 떨려 나왔다. 그것을 느낀 영호천문은 코 끝이 찡해 와 한 마디 했다.그 바람에 가뜩이나 열화처럼 들끓고 있던 노인의 색심(色心)은 한 달음에 극을 치달렸다.천기신유.쫓아가 봐야 소용없다. 그는 죽었으니까. 도옥기, 네 긴 백일몽(白日夢)도 이로써 끝난 것 같구나.흐으윽! 아아.화미(花美), 조금만 더 참아줄 수는 없겠소? 근처에 인가가 있을 것 같소만.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새벽녘이 되면 의례껏 황금신전은 도저히 맡아줄 수 없는 악취로 가득 차 있곤 했다. 불경스럽게도 누군가 황금충 앞에다 대변을 보아 놓았던 것이다.그래요, 화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