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 수 있을지 어떨지는 몰라도 일차 병이 어디까지 깊었는지 살펴나 보십시다.모두 13, 4세의 소녀에서부터 20세가 채 못된 처자들인데 흩어진 등불에 비친 그 차림들이 아리땁고 독특했다.유의원은 그 길로 더 내다 않고 내내 애비 혼자 저러고 있느냐?조바심치는 만석이를 돌아도 안 보고 허준이 뇌까렸다.지금이라도 좋습니다. 남은 시간것은 응시코자 하오니 시권을 교부해 주시오.도지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성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여자 남자 늙은이 어린아이 할것없이 허준을 향한 그 얼굴들은 모두가 대풍창(문둥병) 환자들이었다.순간 허준의 뇌리 속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또 한번 도지의 목소리였다.날이 새기 시작했어.일견 큰맥은 크게 이상이 없사오나 .절망적인 허준을 향한 아내 김씨의 안색도 창백하게 질린 채였고 몰려든 병자들과 가족들을 향해 녀석이 또 한번 입에 거품을 물고 악을 쓰기 시작했다.부질없는 추측이야 .동시에 그 방에서 목탁소리와 여러 사람의 염불소리가 들려나오기 시작했다.취재에 남은 여유는 이틀 반 한양까지 2백60리. 하루 1백30리씩 이틀 안에 달려 아직 한나절이 남았다고 허준은 자신을 달래고 있었다.왜 없사오리까만 의원의 소망일 뿐 누가 죽어선들 다시 갈가리 찢기기를 원하오리까.아무리 면천의 길을 위해서라 해도 굴총에 살인까지 할 생각은 없습니다.왜 그러셨던가?양예수를 아직 미워하시는가?사정이 딱하긴 하오만 갈길이 멀어 새벽같이 떠날 사람들이니 어딜 오가고 할 경황은 없소이다.침술은 양예수의 분야이기에 양예수의 가장 견제를 받는 분야이기도 했다. 양예수의 주의를 끌 또 다른 기량이 없다면 양예수 죽기 이전에는 앞길이 막혀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 그리고 .허준이 탄식했다.그리고 등방한 도지의 출현과 함께 내일이나 와서 일러드리지요. 하던 상화가 하루 이틀 사흘 열흘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허준의 등방을 포기한 어머니와 아내였다. 다음 기회도 있으려니 고부가 서로 그렇게 위로하며 이젠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어서 돌아와주기만을 기다렸는데
의원은 스스로 자신의 맥을 짚을 수 없다. 또 네 촉진을 신뢰하여서라기보담 세상에는 이러한 괴병도 있다는 것, 그러한 병자를 촉진한다함은 그 또한 장차에 대비하여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암, 그건 네가 가져가야 하고 말고. 허준 허준 그 허준한테 간까지 빼줄 사람인데 네가 그걸 미리 차지해야 해.그걸 알면 됐네. 내 말을 귀담아듣고 즉답하게.아무도 저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가 다시는 그 사람들을 되살려놓지 못하듯이.허준이 가족과의 말을 끊고 누워 있던 그 열이틀간 아내는 늦은 밤 꼭 한번씩 다녀갔다. 그리고는 잠든 남편의 곁에 말없이 앉아선 타액이 상처를 삭이고 아물게 하는 처방이라 여기고 있음인지 조용히 남편의 웃옷을 헤쳐 그 가슴이며 허리의 피멍 위에 수없이 타액을 발라주었었다.[7. 걸승 김민세 ]하나 의원이라 하여 어째 저처럼만 살 수 있으랴. 세상이 어찌 저의 입맛처럼 아름다운 것이며 의술 또한 반드시 그런 목적으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리라.이제 희붐한 새벽이 시작되는 시각인데 그 내의원 제 1문에서 정청 뜰까지가 왁껄했다.선조 8년 10월.거창 어간에 몇 사람 유랑하는 환자가 있다는 기별이 있어 데리러 갔습니다.유전은 하지 아니하는 병이라는 것과 주거를 청결하게 하고 외로워도 서로 몸을 맞대어 체온을 탐하지 아니하면 병이 옳는 것을 웬만치 막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병자의 호흡이 다시 깔딱거리고 있었다.올 여름 안으로?3허준은 미사에게 청하여 혜민서의 각방을 둘러보기로 했다.그러나 허준은 고개를 흔들었다.대작하던 사내가 낮게 맞장구쳤다. 술잔은 들었으나 내용이 분명하고 자세하여 만만치 않은 실력이 엿보이는 사내였다.도지가 나타난 것이다.상화가 불 밝히고 준이가 침을 들어라.아직 두 가지 증상이 더 나타나야 하리라.그럴 만도 할 것이다. 자신의 절망을 생각하면 지금 도지의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가는 눈감고도 안다.정씨와 길상이와 문둥이가 산을 내려갔다.10월도 하순, 초겨울의 절기를 연상케 하는 새벽 기온은 발을 동동거리도록 시렸다.혜민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