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지자 그들은 둘 다 폭소를 터뜨리는 것이었다.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값비싼 모자들, 실크 블라우스, 장갑들이 눈앞에서 스스로 춤을 추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자 갑자기 오드리는 그 모든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잘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살아나가야 할 인생에는 확실히 그런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한겨울에도 아이들에게 입힐 따뜻한 옷 한 벌 제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고, 살아갈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지금 대학 등록금보다 더 비싼 사치스런 옷을 사기 위해 여기에 와 있는 것이다.부인은 괜찮습니다. 의사는 찰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오드리는 그녀를 지켜 보다가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중국인 장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 잠시가 얼마 동안인가요? 카멜에서처럼 1주일간인가요. 아니면 중국에서처럼 1년인가요?몰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소? 찰스의 눈빛은 많이 누그러졌지만 그는 결코 방심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오드리가 언제나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언제 듣기 싫은 소식을 말해 줄거예요?바이올렛이 샤롯트를 바라보며 가엾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그럼 우리는 어떡할까요. 오드리?4그럼, 이 아이는.드리스콜 씨입니까?안티베스에서 얼마나 계실 건가요?링훼이는 비명을 질러대면서 격렬하게 반항을 했으나, 중국인 장군은 그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의 배를 계속 두 번 눌렀다. 오드리는 그러다가 링훼이가 죽게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려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는 다시 한번 링훼이의 배를 누르고나서 그녀에게 들여다 보라고 지시했다.그것은 우리가 바로 그 순간에 현장에 있을 수 있었던 특권에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겠지.드리스콜 아가씨라는데요. 주인님. 터키에서요.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사람이 바로 내 아내요.오드리는 자신의 의자에 몸을 파묻고 앉아 찰스의 담배에서 피어 오르는 파란 연기와 승객들이 하나
그러나, 오드리는 트랩을 내려서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순간, 이렇게 돌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마이 리를 가슴에 안고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할아버지는 눈 한번 깜박거리지 않고 그녀를 뚫어질 듯 응시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녀가 다가서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드리가 걸음을 멈춘 후,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주시하기만 했다. 이윽고, 오드리가 입술을 가늘게 떨면서 할아버지의 목을 두 손으로 껴안았다. 때를 같이 해서 참았던 울음이 본격적으로 터지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리는 동안에도 그녀는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오드리가 다시 뒤로 물러났을 때 할아버지의 눈시울도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찰스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누구에겐가, 특히 그녀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마음을 활짝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뭔가 따뜻한 공감대 같은 것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는 그녀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이상하게 그녀에게 마음이 끌렸고, 지금은 그 느낌이 더욱 강했다. 갑자기 그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자신에 대해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잃어버린 동생에 대해서.난 할아버지의 곁을 떠날 수가 없어요. 그런 내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시겠어요?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지, 오드리 ? 그는 그녀 옆에 바짝 다가와 누웠고, 그의 따뜻한 체온이 오드리를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그녀는 지금까지는 상상조차 해 못한 것들을 찰스에게서 느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그녀에게 일종의 부담감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근처에 피어 있던 연보라색 꽃잎으로 그녀의 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내가 말했잖아. 그는 결혼 같은 걸 할 사람이 아니라고.지지 않고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오드리의 눈매엔 이미 야무진 결의가 번득이고 있었다.마침내 답장이 오긴 했으나 그건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도 줄 수 없는 내용일 뿐이었다. 찰스가 그 답장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