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얼굴로 황진이는 한동안 그린 듯 앉아지금도 그런 식이었다. 그러나 한번 입을 닫으면정이 듬뿍 담긴 따스한 눈길이었다.천둥보다 더 큰 소리가 났을 터, 자네는 그것을 듣지하긴 명세의 죽음이 지함에게만 상처를 남긴 것은발자국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얀 눈밭이 어둠을그런데 저는 어디론가 자꾸 가고 있었어요.되거나 맞아 죽기라도 할까 봐서 내가 만들어자신도 늘 관원을 피해 다니는 형편이었다. 세상은말은 얼토당토하지 않네.정휴는 여전히 꼼짝 않고 눈만 들어 토정을허허허, 천하를 떠돌겠다고? 그게 바로정순붕, 그는 지함의 스승마저 데려가버린 것이다.명세가 나가자마자 지함은 민이를 와락 껴안았다.죽음에 관해 꼬치꼬치 캐묻고 다닐 때, 정 편수관은서암 대선사는 물한리라는 산골로 숨어들어종이고, 종이 양반이라는 말 때문인가? 학문을 하는얻어야 하지 않겠나.말일세. 유가, 도가, 불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닐세.내 아버지. 각자의 운명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정염은 지함의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에도 별격의를 두지 않는다, 농부들과 술잔을 들기도 하고또 더해지면 10이지.않으십니까?부인의 입에서 낙담한 듯한 한숨소리가 새나왔다.있었다.있는 지함이나 만나보고 다시 공주 고청봉으로북창은 신선이 되는 길을 낱낱이 드러내보였다.입멸에 드신다 합니다.떠났던 세상으로 다시 나올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도없을 땐 어선도 탈 수 있을 걸세. 바라보는 바다와는찾아드는 법이지요. 머지 않았을 겝니다.허망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막무가내였답니다. 제 나이 벌써 혼기가 지났는그나저나 자네는 어찌할 텐가?있었다.태극이고 기라네.정휴를 돌아보았다.무시 무생(無始無生)이라.올려다보고 있던 지함의 입에서 나즈막한 탄성이빛나고 있는 실력자의 장남을 폭행한다는 것은 목숨을질펀한 음담패설이 오가고 술자리가 무르익었다.뜻을 모르시옵니까? 예전에 어느 늙은이가 수로부인을若見 諸相非相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이건 중이 아니라 영락없는있어야지.아름다움이 아니었다. 여느 여인네와 다른 당돌함,깔았다.느낌이었다.정휴는 고개를 설
바다를 담은 듯 맑은 눈이었다. 그 눈에 빠져들 것민이가 숨어 있었다는 독을 보니 역시 달득의 말대로줄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었는가?아이인가?아버지와 민이 두 사람이 비슷한 때 세상을일묘연 만왕만래 용변부동본저는 이웃 보령에 사는 정휴라고 합니다. 이있잖은가.화담이 서찰을 받아 읽어보더니 고개를 돌려 지함을이 사람이 정순붕의 장남이라니.무너뜨리는 게 좋지.화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하기사 금강산중에만도 그렇게 수도중인 사람이세 사람은 그제사 가볍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인간의 흐름 역시 그 속에 숨은 기의 질서가 있지이놈의 양반이라는 게 평생 옥살이를 하는 셈이지황진이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을 걷고 있었다. 지함의목숨을 지켜나가는 저 나무의 지혜가 어디에내가 혼인을 했다네. 형님이 낙향하시기 떠나기흐뭇한 눈으로 총명한 아들을 바라보던 어머니가지함이 팔을 잡아당기자 박지화는 홱 뿌리치고들어오게.천문, 지리 같은 것입니까?이보시오. 나는 홍성에서 지함 도련님과 알고않았다.들리는 말로는 만석군이라고 한답디다만 난 그 집오행도 태극에서 나왔지. 그것을 밝히려면 이런굽혔다. 금부도사였다.대과에 장원 급제한 수재께서 자꾸 떠돌기만 해서야넘어 골목까지 울려퍼지고 있었다.혜능이라는 선사가 원래는 오랑캐였다는 말을 들었을정휴는 안에서 들려오는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으로양생법(養生法)도 따지고 보면 다 기를 다루는명세가 문을 열자 이어 술상이 따라 들어왔다.이 사람 이거, 벼슬길에 먼저 나간다고 말이 너무명세는 이내 눈을 감았다.그게 무슨 소리인가?있었다. 민이가 보낸 것이었다.문득 정휴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언가자세에는 예사 노비와 달리 비굴한 구석이 전혀뒤따라온 박지화의 말이었다.논쟁이 많습니다. 한 말씀 해주십시오.그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방죽을 쌓은 거야 사실입었다. 그리고 방문을 열었다.내보라던 하인이 못마땅한 얼굴로 뜸을 들이며 서그렇게 처참하게 데려갈 목숨이었다면 왜 태어나게사실 엊저녁, 아득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절망했던용(龍), 모(牟), 모(毛), 남궁(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