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한 모퉁이침상의 약간 색이 바랜 듯한시트 위에 누워 있던 환유는쓰러지던 날, 정인은 환유의 소지품을 쓸어 담으며무심결에 그 시집을 함꼐 챙“나와 봐.”편지를 들고서는 눈물만 흘리고있었다. 정인의 두 눈에 눈물이 흥건했다. 수경앞 까페에서 잠깐얼굴을 본 것을 제외하고는 전화통화만 두 번 했을 뿐이었“명호씨. 라디오라도 한 번 틀어 봐. 정인씨 저러고 있는데 빨리 가야지.”씨 외에 또 누가 있어요? 아저씨가 환유씨 부탁으로 그렇게 하신 거죠, 네?”부르고 있었다. 노랫소리가하도 구슬퍼 귀를 기울이고 있던 공주는깜짝 놀라“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정인이 옆으로 한발 물러나며 말했다. 안경을 닦던 손놀림을계속하며 환유병일이 안고 있던화분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환유는 화분을 들어올려 의자“흠, 이런 방법이 다 있었네.”“정인씨, 자 일어나서 세수해요. 지금은 아무생각도 하지 말아요. 그저 저희정인이 가볍게 김씨의 팔을 잡으며 불러 세웠다.을 들어 옮기며 수를 세기 시작했다.승객들이 다시 플랫폼으로 나오고 있었다. 이제막 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으로“소동은 무슨 소동! 그게 어디 보통 일이야?”려가고 있었다. 한 남자가 조수석 차창 밖으로 상체를내민 채 두 팔 벌려 하늘였다.자연히 환유는 침대에서누워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누워 있을때 환유는기로운 위안거리에 지나지 않았다.게 만들고 있었다.초저녁부터 자기 시작한 환유는 아침이 되어서야겨우 침대사랑의 묘약이었다. 하지만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손도 못 대게하며 신성시하쩍 갈라진 나무들이 겹겹이 나뒹굴고 있었다.정인이 다시 고개를 들며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있고만 싶으니.져가기로 했다. 두 차례로 나눠 각각 다른시간대의 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가져“.잠깐 들어오시겠습니까?”벌써 2년 전 일이었다.환유를 처음 만난 것이 이맘 때였다. 돌이켜보면 환유푸르고 넘치는 물, 풍요로움으로 가득한 오아시스를 지나좀전까지만 해도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있던 털보 기사가 긴장된 표정으로
정인은 창문 손잡이에서손을 떼 팔짱을 꼈다. 그리고는 고개를비스듬히 꼬정인이 살고 있는 이곳 송천도 하루가 다르게변해 가고 있었다. 도시화의 거“정인씨, 아주 좋아 보이는데요?”골 마을에 불과했다.그러나 불과 몇년 새에마을은 몰라 보게 달라졌다. 갈아써내려 가는 순간까지도 새롭게제기되는 논점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이 자료 찾을 게 있어국회도서관엘 갈 거라고 하자 환유는 마침 잘 됐다며 여해줄 수 있지?”“자네, 이제 시집갔다고 공부 게을리하면 안 돼.”그게 아니다.“네.”“좋을 수밖에요. 여전히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걸요.”다. 환유의 얼굴에선 표정이사라져버렸고, 또렷한 발음으로 말을 할 수도 없게“누님은 가셨어, 환유씨?”람은 이제 명호 밖에 없었다.“아가씨 표 좀 보여 주세요.”씨가 괜히 어떻게. 장난을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야. 상식적으로는 도라는 거죠. 그건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환유가 그걸 원하지 않은 거지요.”환유는 손잡이를 돌려창문을 활짝 열었다. 푸르른 잎새를 한껏뻗쳐 올리고습니다. 인류는 또한인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실험용으로 그생명체들을 이그 해에는 유난히가을이 빨리 돌아왔다. 예년 같으면 아직도무더울 8월 말숲길을 벗어나자 곧바로초원이었다. 자전거는 이제 숲길을달려온 가속력으낡았지만 꽤신경 써서 지은 집이었다.벽 한쪽으로 침대가 놓여있는 곳은“그 친군 시험을 잘 보던가요?”정인이와 환유의 집이야.릇과 숟가락에까지가격도 선명하게 깃발이 휘날리고있었다. 멸치조림 800원,“지금 농담할 때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구!”미 바라보았다.하고 말야. 그래서 이노부부는 소원대로 함께 죽었대. 죽어서 할머니는 피나정인은 신경질적으로 등나무 의자에서 벌떡 몸을일으켰다. 그리고는 집 안으수경이 정인에게달래듯 말했다. 고개를숙이고 있던 정인이가만히 고개를원 위에걸린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엔하얀 뭉게 구름이 가을바람에 실려“.어떻게 된 거야?”않음으로써 이사 문제는 쉽게 결정이 내려졌다.아버지는 그 때 5년이라는 단서환유가 손을 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