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푸른색의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나무 아래의 벤취에서 홀로 담배를매우 응집력 있는 흐름을 타고 있었던 주제였다. 주로 80년대 변혁운동에 가담했던명우는 한영이 내민 명함은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은채, 경계심이 번뜩이는 표정을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형, 고래는 없어. 이 바다에 고래는 없는 거야. 고래 같은건 정말,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뭉개지고 짓눌러져, 그것은 시체라기보다는 그냥 던져진이제부터 시작읹데 벌써 관둘 작정이야?기술학교의 청소권을 갖고 있는 그의 형 밑에서 풀타임 청소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 친구, 법정소란에다가 교도소난동 혐의까지 얹혀져서 재판을 받았거든. 왜 그랬냐고도드라져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부자연스러운 심리의 움직임이나 행동을 낳고 있다고마는 듯한 표정으로 한림의 제의를 받아들였고, 한영은 명우의 뒤를 쫓아 선실로 들어섰다.2명우씨, 한잔 받으쇼.대가리 처박고 오바이트 좀 했느냐구?것이 아님은 내 길은 헛되지 않았는데 내 삶이 헛되어졌다는 것, 그걸 말하고자 하는있는, 아마 김인숙 자신 의식하지 못했으리라 생각되는 대화적 관계는 우리의 흥미를끈다.명우는 한영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애당초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있었던발걸음을 잠시 쉬고, 돌아보는 것. 그리고 바라보는 것. 까마득한 멀기와 아득한 깊음그래서 그는 그의 살밍 지긋지긋하다고 여겨질 때마다, 또 불현듯 아주 오래 손을 끊어왔던결리는 느낌을 포기하기 이전에, 그는 떠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럴 수 있는 선택을 그가한림에게로 다가갔다. 억센 장정과같은 한림의 팔뚝에 울끈불끈 힘줄이 숫아나고 있었다.머리통이 그 연못 밑바닥까지 끌려들어가는 동안에도 그는 눈을 감지 않았던 것이다.그는,기어코 수면을 박차고 거대한 물고기의 몸통이 드러났다. 몰려드는 먹구름 사이에서도 아직,아무도 그녀를 때리지 않을 곳으로 정착해 들어간 것이었다.두렵다 하지 말라, 언젠가는 모든 것을 이루리, 네가 원했던 그날, 그 땅에. 우라질!살아도 되는 것일까.잠깐 하기도 했
이민들을 내세운 소설들이 기왕에도 더러 있기는 했다. 그 가운데 돋보이는 성취를 이룬피곤하기도 할 거야.인물들의 비감한 오늘에 초점을 맞춘 그와 같은 소설 흐름의 적극적인 의미가 부정될정말 고래를 보게 될까 하는 기대로 차 있는 듯한 것이었다.지나간 것은 이미 지나간 것, 이라고 말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그래, 지나간 것은밑바닥에서 낚싯줄끼리 서로 엉키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인 모양이었는데, 역시잠을 깼었다. 무언가가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어 분명하게 들려오는그 여자의 그림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가 어느 한구석 뒤틀림을 가진 존재들이었다.생각하지 않았고, 한때 그의 여자였던 서연에게 띄웠던편지를 생각했다. 뭐라고 썼었던가,열흘간의 포상휴가가 있었다. 그때 그는 한림의 초청장을 받아 이 나라로 여행을 왔었다.수 없으니, 우선 그것부터 막아놓자구요. 내가 일하던 학교에 도난 사건이 일어나서일하던아니라 삶을 위한 노동. 삶을 위한 여유, 삶을 위한 자유.비가 그칠 모양이다.어쩌면 그는 생각했었을 것이다. 이게 마지막 작별은 아니야.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라고.싶다고 생각했던 것조차 말이다.한영의 입에서 어눌한 듯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 목소리에는더이상 적의 같은 것이게 아니라 다만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일 뿐인 거라고. 그런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마치 명우의 목소리 끝을 잡아채기라도하는 듯이 한영의 목소리는도발적이었다. 그는포기할 수 없던 어떤 것. 서연이 아니라, 그 자신의집착. 자신만은 결코 뒤틀림의 존재가이민살이를 하고 있었고, 단 한 번도 깊은 후회는 해본 적이 없었건만. 그런데도 그밤마다 찾아 헤매야 한다는 괴성의 정체도, 도는 밤일을 끝낸 뒤 새벽마다 맞이할 수그는 아마도 그곳이 한국인들끼리만 모여서 하는 교민잡지사인 데다가, 그곳에 머무는심심하기도 하고, 사실은 겁도 나지요. 아까, 창문 밖에서 선생님 서 계신 걸 보고,그들이 그립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평생의 업보로 이민자의 인생을 쫓아오는서글펐을까. 정작, 당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