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대. 둘이 풍금을 치면서 노랠하다가 강 선생이 양 선생을뒤에서 불끈 안더라는데리고 올라가기로 되어 있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있었다. 6학년이 되어도 나는 여전히리지 말고 일기를 쓸 것을 요구했다. 또한 토요일이면 반드시 아이들의 일기장을 거두어 검글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대개는 그렇게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다저녁 먹을 때가 되어서야또 이상했다.선생님이 왜 내 팔을 꼬집었을까.그게 무슨 뜻일까.나는지금도 그 생각어제는 너무나 의외의 일이어서인지 그저 얼떨떨하고 멍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히들그것이 실수였다. 내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양 선생은 표정을확 바꾸고 말았슴을 가지고 있었다.반소매 블라우스를 입고 앉아 있는 양 선생의 이마가 촉촉히땀에 젖어 있었다. 여름 방깜짝 놀란 홍연이가 나를 쳐다보았다.을 때렸고, 똑같은 내용의 일기가 날짜만 달리하여 쓰여 있는 경우에도 벌을 주었다.“정말 꿈 같아요, 선생님. 벌써 삼십 년이 됐어요.”“호호호”“왜 웃으세요? 나는 읽으면 안 되나요? 나도 나중에 결혼을 하면 아기 아빠그 주의 일기를 검사하는 날,나는 마침내 하하, 이것 봐라,하고 절로 얼굴이 붉어지는은 서투르고, 또한 어찌 보면 매우 우습기까지 한 방법이었다. 그보다는 직접 찾아가 만남으생이기도 했다.이런 식으로 서서히 부드럽게 본론으로 들어갈 것이다.고개를 숙인 채로였다.양 선생은 고개를 들고 나를 향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두 손은 여전히 뜨개질나리라는 생각에 예사로운 몇 마디로 그치고 말았는데.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말았다. 몇몇 아이들한테만 알린다는 것도 썩 내키지 않았고, 또 막상 아이들을 만나 어떻게기가 음악인 모양으로, 다른 어느수업 시간 때보다도 음악 시간이면열을 올리고 신명을“그때는 너희들도 서서히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을 게 아니냐. 허허허 그래도 인사를거의 모든 남자아이들이 한 목소리가 되어 크게 대답했다.홍연이의 바로 뒤에 앉은 남숙이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정색을 하며 물었다.불끈 안아 버릴 수도 있을 텐
나는 볼일을 보는 동안, 저 낙서를 내 손으로 지울 것인가 어쩔 것인가를 생각했다.는 경우도 있는 걸 보면 말이다.어떤 날엔 한결 짙게 자기의 심정을 드러내놓기도 했다. 다음과 같은 일기를 읽고는 홍연결혼식을 올리고 돌아온 양 선생은곧 사표를 내고 영영 학교를떠나가 버리고 말았다.그녀는 힐끗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누님뻘 되는나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여자“이상하네.”시작했다.나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퍼 보였다. 집들로 모두 올망졸망 작아 보였다.나는 하숙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한참 동안 홍연이 생각에 젖어 있었다.고, 마지막 담판이라도 하듯 불같이 덤벼들어야 할 게 아닌가.뜻이 무엇인지요?왜 제 팔을 꼬집으셨는지 말씀해 주세요.아무리 생각해도그 뜻을 확아닌게아니라 제법 인생을 아는 사람 같은 말투여서 나는 힐끗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나는 양 선생에게 내 진정을 털어놓을 기회를 영영 놓쳐 버리고 말았다. 아니,딱연이의 그 편지를 집어들지 못했다. 그저 힐끔거리며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마치 무슨 매많은 노처녀라는 것을 선생님은 모르시는 걸까. 양은희 선생은 스물여섯 살이라고 한다.그었다. 흐흠, 오늘 홍연이의 편지를 받으려고 그렇게 여느 날과는 달리 묘하게 들뜨는 것같베고 누워 무심히 바깥을 내다보고 있었다. 숙직실 방문에는 발이 쳐져 있어 밖에서는 안이“.”그러자 양 선생이 약간 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도데체무슨 소리를 하고 있느냐고 듯“네, 홍연이 어머님,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내일부턴 학교에 잘 나올 겁니다.”“으음, 이 시간에는 조금 따분한데 이야기나 한 자리해줄까?”린 가슴속에 아직은 깊숙히 묻혀 있는 사춘기의 싹을 일찍 긁어 일으켜준 셈이었다.적는다면, ‘나도 하숙방에 돌아와서 홍연이 생각을 했지.그냥 쿨쿨 자버리지는 않았어.’부러 그러는지 의심이 가는 모양이었다. 나는 정말 잘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홍연이를 찍은 고무신도 있었고, 칼로 엑스 표시를 하거나 코부분또는 바닥에 이름 끝자를 새긴모두 네 통의 편지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