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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미 대강 짐작이 가면서도 짐짓 물어보았다.녀석은 움찔하며

글쓴이 : 폼좀나게 날짜 : 2021-05-17 (월) 11:39 조회 : 2676
그는 이미 대강 짐작이 가면서도 짐짓 물어보았다.녀석은 움찔하며 내 쪽을 바라보았다. 어둠에 익숙하지 않아 잘 안보이는 모양이었다.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켜 내 얼굴을 잘 볼 수 있는 채광창 쪽으로 고개를 디밀고 말해주었다.한때 고죽이 객기로 썼던 삼무자란 호를 찬바람 도는 얼굴로 그렇게 빈정거린 운곡 선생은 허참봉의 간곡한 만류도 뿌리치고 선 채로 되돌아섰다.“전쟁은 언제나 마지막이 치열했었지”그런데 이중위가 아침 아홉시경 다시 눈을 떠서 처음으로 부딪친 것은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성질의 사건이었다. 선임하사의 조심스런 보고에 따르면 전입온 지 두달도 못된 천일병이 밤새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충청도 어느 두메에서 왔다는 천일병은 어떻게 현역입대가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로 학력과 지능이 낮은 유선병이었다. 따라서 사십여 명 과원중에 섞인 천일병의 ?“뭐야 이런.그러나 옛날 규칙은 잊지 마라. 비율은 이대 일, 취한 숙녀는 질색이다.”진작부터 “술,술”하며 외쳐대던 그 고함소리가 갑자기 뚝 그치면서 유리병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복도를 건너왔다. 뒤이어 놀란 외침과 교도관이 달려가는 다급한 구두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걷어부친 왼팔이 피투성이가 된 그 운전사가 끌려나왔다. 감방 안의 술을 혼자 다 마신 듯 정신없이 취한 얼굴이었는데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여전히 술을 찾고 있었다. 아마도 술을 조르다 안되자 자해를 한 모양이었다.“강병장은”“필, 승!”나의 그런 추측은 언젠가 개울가에서 무심코 엿듣게 된 그 동네 아낙네들의 수군거림을 통해서도 뚜렷해졌다. 그날은 무더운 여름밤이었는데 발이라도 식히려고 개울가에 나갔던 나는 수면의 반사작용 덕인지 꽤 먼 곳의 수군거림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렇게 말하는 그는 표정까지도 흔한 그 마을의 중늙은이들을 닮아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깨철이의 전력을 물어 보았다. 그러나 그때 이미 그 남자 교원은 그 화제의 흥미를 잃고 있었다.“반드시 항소하시오. 당신은 나보다 훨씬 당당한 사람이오. 그리고 나오거든 꼭 나를 한번 찾아
내 고향은 산악 지방이면서, 일찍부터 저쪽 사상에 물들어 유달리 월북자가 많소, 그런데 그 우러북자들은 사망신고가 되지 않아 그들의 토지나 임야는 전혀 등기이전이 되지 않아요. 나는 그들 중에서 연고자가 없거나 멀리 떠나버려 행방응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산만 고라 엉터리 매매증서를 작성햇소. 내가 산을 택한것은 그쪽이 이의를 제기할 이해 관계자가 적기 때문이오. 원체 산골 지방이라 아직 산을 중요한 재산으로 보질 않으니까.그때 언제 왔는지 권기진씨가 불쑥 끼어들었다.그리고는 다시 술 한 잔을 앵긴 뒤 핸드백을 찰칵 열더니 착착 접은 보자기 같은 것을 꺼냈다. 얇고 질긴 비닐로 만들어진, 보자기보다는 거의 모포만한 깔개였다. 몸뚱아리 외에 필요한 유일한 밑천이요, 낙타부대의 기본장비인 셈이었다.진작 한번 나올 걸 그랬지요?“그런 건 아니지만. 그만 정신을 잃었던 모양입니다. 내 스스로가 너무도 처참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이십 분이나 지나 있었읍니다.”내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교육부장이란 그 청년이었는데, 우리가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도 기주씨는 내내 침울하고 고뇌에 찬 표정으로 천정만 올려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외양에는 어딘가 그가 받고 있는 끔찍한 혐의와는 어울리지 않는 나약함고 섬세함이 있었다.“그렇더라도 그건 정부재산이야. 장교가 와도 기장하지 않고는 내준 적이 없어. 어디서 순.”“그래서 공병대가 뭘 하겠다는 거야”“아마 휴가 때문에 마음이 설레이는 모양이지요?”그는 세워둔 트럭을 가리켰다. 마침 여분이 있음을 확인한 이중위는 운전병에게 그걸 내오게 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감방 안은 이상한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었다. 애조띤 가락처럼 우리들의 마음을 슬픔으로 흥건히 젖게 하는 어떤 것이었다.“하형 대강하쇼, 너무 심하잖소?”몇 군데에서의 긴급방열을 거쳐 그들이 숙영지로 예정된 제 4 전개진지에 도착한 것은 늦은 오후였다. 그곳은 조그만 내를 끼고 멀리 인가가 보이는 조그만 계곡 입구의 논이었다.“사랑하면서도.헤어져야하고.”부른 게 아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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